롤스로이스가 자동차 회사인 줄만 아는 친구들을 위해, 오늘은 롤스로이스 스토리를 가져와 봤다.
1904년 5월, 영국 맨체스터의 한 카페에서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찰스 롤스는 귀족 출신 자동차 매니아로, 이미 차를 팔며 돈 좀 만져본 인물이었고, 헨리 로이스는 시골에서 태어나 전기 배워가며 엔지니어로 성공한 자수성가형 천재였다.
둘은 손을 맞잡고 외쳤다: “최고의 차를 만들자!” 1906년 롤스로이스가 탄생했고, 첫 모델 실버 고스트(Silver Ghost)는 너무 조용해서 “유령 같았다”는 소리를 들으며 럭셔리 자동차의 전설로 떠올랐다. 근데 여기서 멈췄으면 너무 심심하지? 이 회사, 단순히 차쟁이들이 아니라 하늘을 꿈꿨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항공 엔진 개발에 뛰어들어 전투기 엔진을 뚝딱뚝딱, 영국 공군을 하늘의 제왕으로 만들었다. 2차 대전 때는 머린(Merlin) 엔진으로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띄워 연합군 승리의 숨은 조력자가 됐다. 땅에서 하늘까지, 롤스로이스의 야망은 끝없어 보였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1971년, 대형 항공 엔진 프로젝트(RB211)에 올인한 롤스로이스는 돈줄이 끊기며 파산 위기에 몰렸다. “이런 회사가 망하면 안 된다!”며 영국 정부가 나섰고, 회사는 둘로 쪼개졌다. 자동차 사업은 Rolls-Royce Motors로 독립해 1998년 BMW 품에 안겼고, 항공·방산 사업은 Rolls-Royce Holdings(RRU)로 새롭게 태어났다. 여기서부터 RRU의 진짜 변신이 시작된다. 트렌트 엔진으로 A380, A350 같은 거대 여객기를 하늘에 띄우며 민간 항공 시장을 장악했고, 방산에서는 원자력 추진 시스템으로 영국 해군의 Astute급 잠수함과 Dreadnought급을 움직이게 했다. MT30 가스 터빈은 QE급 항모와 Type 26 프리깃을 굴리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았고, 심지어 미국 해군의 Ship-to-Shore Connector에도 RRU 기술이 들어갔다. 럭셔리 자동차의 화려함은 사라졌지만, 하늘과 바다를 지배하는 기술력으로 새 판을 짰다.
요즘 RRU는 유럽 국방 예산 증가와 미국 해군 군함 건조 붐을 타고 주목받는다. 독일의 1,000억 유로 방산 기금, 영국의 군사 현대화 속에서 해군 추진체는 방산 매출의 큰 축(2024년 상반기 방산 비중 28%)을 차지한다. 게다가 2022년, RRU는 Safran Power Units와 손잡고 차세대 크루즈 미사일(FC/ASW) 추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2030년 배치 목표로 유럽 방산의 미래를 겨냥 중이다. 한때 부자들 드라이브를 책임졌던 롤스로이스가 이제는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기술로 투자자들 가슴을 뛰게 한다. 찰스와 헨리가 이 모습을 보면 뭐라 할까? “차보다 미사일이 더 쎄네!”라며 웃을지도. 롤스로이스의 이 기막힌 여정,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지 않나?
